인도네시아, 아름다운 추억

인도네시아, 아름다운 추억

인도네시아 썸네일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도네시아를 떠나며 인도네시아, 아름다운 추억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마지막 한 달은 집 없이 떠돌아다니느라 차분히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더군요… (= 마지막에 나태해졌다)

그리고 한국 와서도 이사에 아이 입학, 그리고 출근하고 하다 보니

거의 두 달 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 우리 가족 인도네시아 여정

드디어 약 27개월의 인도네시아 생활이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22년 12월 26일에 입국해서, 지난 25년 3월 17일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챗 GPT에게 물어보니 811일, 26개월 19일 이라고 하네요.

우리 가족에게 이 812일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가족 인도네시아 여정을 편의상 초기 정착기 – 안정기 – 즐기기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 인도네시아 초기 정착기

대략 도착한 22년12월 부터 둘째 아이가 태어난 23년 6월 까지 약 7개월을 초기 정착기로

분류하였습니다.

이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캐리어 2개, 이민 가방 2개, 밥통 하나 들고

가서 맨땅에 헤딩을 하였지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저렇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무모하기도 했고, 용감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와이프는 임신 5개차 이었고, 저의 인도네시아 실력은 이제 사뚜 두아 (하나, 둘) 하는

수준이었으니까요.

인터넷으로 부동산 사장님들 몇 분과 예약을 잡고, 끄망 빌리지 인터콘 스튜디오에

3박 4일 에어비엔비를 빌렸습니다.

대충 3일이면 집 보고, 이사 할 수 있겠지?? ㅎㅎ;; 굉장히 무모하고 낙관적인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정말 3박 4일 만에 집 다 보고 이사까지 하긴 했습니다 ㅎㅎ;;

이사 하는 날이 12월 30일이라 외부 차량이 아파트로 못 들어와서 이사하는데 고생을

하긴 했지만, 일단 보금자리가 해결이 되었습니다.

23년 1월 1일 자정의 불꽃 놀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일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어학 과정에 들어갔고, 와이프는 출산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 시기에 와이프가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언어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출산 일자는 다가오니까요.

거의 임신 8개월 차가 될 때 까지 출산을 한국에서 할지, 인도네시아에서 할지 결정을 못 하다가

결국 인도네시아서 출산을 했습니다.

폰독인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마지막은 브라위자야 병원에서 출산을 하였는데

결론적으로 아주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제왕절개였지만 회복 기간도 아주 빨랐고, 병원도 굉장히 친절했었습니다.

다만…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을…ㅠㅠ (사전 진료비 까지 해서 대략 800만원?)

경험도 없고,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주위에 너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적응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한국어 박 선생님, 띠아 이모를 소개시켜 주신 딸기 이모, 부동산 박 장로님, 그리고 교회 분들, 어 법인장님, SPH 학부영님들 등등..

끄망 빌리지 석양

이때 와이프와 자주 다투기는 했지만, 출산 이후부터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 나갔습니다.

특히 띠아 이모가 풀 타임으로 일을 하고, 장모님이 오셔서 두 달간 계시니

더 빠르게 안정이 되더군요.

 

✅ 인도네시아 안정기

8월, 첫째 딸이 K2로 올라가고, 저도 근무지를 옮기고 나서 부터는 한층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SPH에서 K1 즉 킨더가든 1에서는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아이를 봐주었습니다.

이때 정말 학교에 불만이 많았었죠… 거의 일 년에 천 만원 교육비를 내는데…

고작 하루에 3시간 이라니…;;

자카르타 국제학교 SPH 끄망 (도보 통학, 기독교 기반)

머 나중에는 소중한 인연도 만들고, 이 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체념을 했지만, 학비 및 주거 지원이 없는 파견 신분에서는 부담이 많이 되었었죠.

암튼 8월 이후 부터는 확실히 안정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점점 활동 범위도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와이프와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도 하고, 골프도 치기 시작했습니다.

자카르타 배드민턴 클럽 JWBC 방문기 (FKS3, 늘푸른교회)

(JWBC 클럽은 FKS3에서 House of Pain으로 구장을 옮겼습니다!)

자카르타 골프장 빵깔란 자띠 (Pangkalan Jati, 가깝고 가성비 갑)

와이프와 싸우는 빈도가 확~ 줄어 들고 인도네시아 음식과 문화에도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단계였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에서 두 번 째 새해를 맞으며 차를 렌트하여

우리 가족의 활동 반경을 더 넓어졌습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트레킹도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인도네시아 율 트래킹

풀만 보고르 리조트 후기 (가족여행, 산책로, 아코르 플러스)

자카르타 인근 센툴 동굴 트래킹 (Sentul Goa Agung Garunggang)

 

✅ 즐기기

24년 8월 31일, 우리 가족은 발리로 떠납니다.

정든 자카르타 끄망 빌리지 생활을 정리하고 용감하게 발리로!!

와이프의 현지인 친구의 배려로 궁궐같은 집에서 발리 생활을 시작합니다.

발리에 대한 만족도는 처음 짱구에서 지낸 3개월이 가장 좋았습니다.

거의 3개월 내내 날씨가 좋아서 낮에는 푸른 하늘을, 저녁에는 붉은 노을을 거의 매일

볼 수 있었으니까요.

바뚜볼롱-선셋

그리고 집이 너무 좋아서, 사실 어디 여행 가는 걸 적극적으로 추진 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인도네시아 발리 집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외식도 많이 했던 기간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짱구에서 지낸 3개월은 별 어려움 없이

상당히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었네요.

한국에서도 손님들이 4팀이 오셨었고,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3팀이나 오셔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자카르타로 주기적으로 출장을 다녔어야 했는데… 이게 얼마나 가기 싫었던지…ㅎㅎ;

그리고 12월 1일 부로 짱구에서 좋은 기억만 품은 채 스미냑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불만이 폭주하기 시작했지요.

일단 스미냑에서 지낸 45일 동안 정말 40일은 비가 내렸습니다..;;;

집의 수질은 돈을 엄청 지출했는데도 해결이 안되었고요…

발리 수질 문제 (feat. 샤워필터 필요?)

우기로 접어들며 해안가 컨디션은 최악으로 돌변하더군요. 정말 여기가 발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해안가는 처참하게 쓰레기도 뒤덮였습니다.

발리 해변 쓰레기 문제 (계절, 지역별)

여행을 가도 우기 때는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제한적이고 만족도도 낮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장모님은 6개월 간의 인도네시아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먼저 돌아가시고,

저희 부모님 두 분이 바톤 터치를 하셨지요.

첫째 딸 학교도 안정적이지 않고, 날씨는 안 좋고, 집은 엉망이고…

쉽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1월 16일, 스미냑 수질 문제를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집 주인과 잘 이야기를 해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사누르 쓰리룸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집 주인은 관대했는데, 현지인 관리인이 아주 까탈스러웠습니다.

Rafika 라는 우붓 출신의 젊은 여자 였는데, 구글 리뷰에 평점 최하점을 주고 실명까지 거론하며 소심한 복수를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증금 안 돌려주려고 어찌나 깐깐하게 굴던지..

이 사람 때문에 안 그래도 스미냑에 정이 안 갔는데 오만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사누르에 있는 숙소는 옛날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에어비앤비로 막 개장을 한 빌라였습니다.

6개 집이 큰 수영장 하나를 공유하는 구조였는데 깨끗하고 밝은 집이었습니다.

상주하며 일하는 직원들도 아주 친절했고요.

인도네시아 사누르

빌라 주소 https://maps.app.goo.gl/n5bJiEDUhkWKSAsm9

그리고 날씨가 점차 좋아지더군요.

특히 넓은 수영장과 사누르 해변 산책 코스는 정말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물가도 짱구나 스미냑 대비 굉장히 저렴했고, 맛있는 나시 짬뿌르 집도 많았고요.

특히 굉장히 조용하고, 저렴하면서 맛있는 음식점들이 근처에 많아서 좋았습니다.

2주만 지내려고 했는데, 1주 더 연장해서 재밌게 잘 지냈습니다.

방이 3개여서 친형네 가족이 왔을 때 경비를 절약 할 수도 있었고요.

발리 살이를 정리해 보자면 만족도는

짱구 (3개월) > 사누르 (3주) > 스미냑 (7주) 이렇게 입니다.

다시 발리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짱구 VS 사누르로 엄청 고민할 것 같아요.

사누르 에어비앤비를 정리하고, 약 한 달간의 떠돌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일정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사누르 – 길리 아이르 (2박) – 롬복 승기기 (2박) – 롬복 꾸따(2박) – 발리 (부모님 귀국, 2박) – 라부안바조 (코모도섬, 6박) – 수라바야(2박) – 바투(2박) – 말랑(4박) – 자카르타(2주)

약 5주를 집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살았군요…ㅎㅎ;;

자세한 이야기는 조만간 세부적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 마무리 하며

제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황금기였고, 뒤돌아 보니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없는 기회라고 만들어서 꼭 다시 인도네시아에서 살고 싶고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관심 갖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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